 
독일의 한 연구팀이 지난 6년여에 걸쳐 지속했던 연구작업 끝에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유전성 탈모증의 일종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성공해 대다모 사이트 접속자들의 눈길을 끌어모을 전망이다.
여기서 말하는 “드물게 발생하는 유전성 탈모증”이란 ‘단순빈모증’ 또는 ‘단순감모증’(hypotrichosis simplex)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사용된 것이다.
특히 모발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한 수용체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본대학 산하 인간유전학연구소의 마르쿠스 M. 뇌텐 박사‧레지나 C. 베츠 박사 연구팀은 유전학 분야의 국제적 학술저널 ‘네이처 지네틱스’誌 3월호에 게재를 위해 제출한 ‘G-단백질 결합 수용체 ‘P₂Y₅’ 및 그것의 리갠드(*******) 리소포스파티딘산(LPA; lysophosphatidic acid)이 사람 모발의 지속적인 성장에 관여하는 작용’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단순빈모증 가족병력(家族病歷)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가계 구성원 11명을 대상으로 DNA 샘플을 채취해 면밀히 분석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었다.
연구팀은 이번에 도출된 성과가 후속연구의 진행을 통해 추후 다양한 유형의 탈모증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형태의 탈모증 치료제 개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사했다.
베츠 박사는 “비록 단순빈모증이 20만명당 1명 꼴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증상이기는 하지만, 이번 연구는 모발 성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단순빈모증은 유전성 질환의 일종으로 남‧녀 모두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단순빈모증을 나타내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유년기 때부터 탈모 증상이 눈에 띄기 시작하고, 나이가 듦에 따라 탈모 부위가 두피 전체로 더욱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모발의 경우 매일 100가닥 정도가 빠져나가면서도 곧바로 다른 모발의 재성장을 통 회복이 가능하지만, 단순빈모증 환자들의 경우 이 같은 회복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매우 더디게 진행되게 된다.
베츠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초점이 맞춰진 단순빈모증의 발생원인은 한가지 유형의 유전적 결함 때문이었다”며 “이로 인해 모낭세포의 표피에서 일부 수용체 조직(즉, G-단백질 결합 수용체 ‘P₂Y₅’)이 변이가 나타나면서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하게 되고, 결국 단순빈모증으로 귀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P₂Y₅’의 변이로 인해 모낭세포에서 성장 수용체의 정상적인 형성이 저해되면서 모발 성장인자가 성장수용체와 결합되지 못하고, 이에 따라 탈모가 유발된다는 것.
무엇보다 모낭 외부로부터 메신저들(messengers) 분자물질이 이들 수용체와 결합되면 세포 내부에서 연쇄반응이 일어나 모낭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됨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모발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이 수용체의 존재는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했던 본대학 생명‧뇌센터의 뇌헨 교수(유전자 의학)는 “모낭 내부에서 수용체와 결합하는 내부 메신저의 존재를 확인한 것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