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기 질환에 좋다고 많이들 드시는 아스피린 (aspirin), 어떻게 먹는 것이 제대로 먹는 것일까요? 부작용은 없을까요? 오늘은 아스피린에게 대해 문답식으로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1. 아스피린은 어떻게 작용하나요?
심순환기 질환들인 심근경색증, 뇌졸증 등은 동맥이 혈전에 의해 막혀서 생깁니다. 피딱지라고도 불리는 혈전이 동맥내에 생기면 마치 파이프가 막히듯이 혈액이 흐르는 것을 막습니다. 따라서 조직에 피가 전달되지 않아서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 혈전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생기면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심근경색) 이, 뇌에 있는 혈관에 생기게 되면 뇌졸중 (중풍)이 일어납니다.
혈전은 적혈구, 혈소판, 피브린 (fibrin)이 서로 영겨붙어 있는 것입니다. 아스피린은 혈전을 이루는 성분들 중 혈소판들이 서로 엉겨 붙는 것 (혈소판 응집)을 막음으로써 혈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합니다.
아스피린의 혈소판 응집 방지 효과는 매우 빨라서 먹은 지 1시간이 지나면 나타납니다. 또, 아스피린을 씹어 먹게 되면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나기 때문에 아스피린의 효과가 빨리 필요한 응급환자분들 (심한 가슴의 통증으로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아스피린을 씹어 드시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스피린 한 알에 의한 혈소판 응집 효과는 약 1주일간 지속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을 계획하신다면 주치의와 상의하신 뒤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셔야 합니다.
2. 아스피린의 부작용은 무엇이 있나요?
아스피린은 혈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피가 잘 굳지 않게 합니다. 즉, 상처가 났을 때 피가 잘 굳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아스피린은 위장에서 위점막이 만들어 지는 것을 막습니다. 우리의 위장은 위산으로 인해 산도 (pH)가 매우 낮습니다. 이 낮은 산도로부터 위점막은 우리의 위장을 보호합니다. 그런데 아스피린은 위점막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먹게 되면 위장이 쉽게 위산에 의해 다치게 되고 따라서 출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스피린은 혈전이 생기는 것도 막으니까 피가 쉽게 멈추지 않겠지요. 이런 아스피린에 의한 위장관 출혈은 아스피린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입니다.
이런 출혈의 부작용으로 위장관 출혈이 있었거나 출혈성 뇌졸중 (hemorrhagic stroke), 또 출혈의 가능성이 높은 분들은 아스피린을 피해야 합니다. 이런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약을 자의적으로 드시는 것은 아무리 안전한 약물이라도 위험할 수 있겠지요.
3. 누가 아스피린을 먹어야 하나요?
의학적으로 아스피린은 심순환기 질환의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환자들에게 권장되고 있습니다.
2) 혈전에 의한 뇌졸중 (허혈성 뇌졸중, ischemic stroke)을 앓았던 분
3) 말초혈관질환 (peripheral vascular disease)
4) 50세 이상의 남성 또는 60 세이상의 여성 당뇨병 환자들 중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 분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가지고 계시거나, 흡연 또는 심순환기 질환을 앓은 가족이 있으신 분들 등)
5) 심실세동 (atrial fibrillation) 있지만 와파린 (warfarin)을 드실 수 없는 분
조금 어렵지요? 정리하면, 심순환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분들에게 아스피린이 권장됩니다. 관상동맥질환이나 허혈성 뇌졸중 을 앓고 계신 분들은 재발의 위험이 높습니다. 또 이런 분들은 관상동맥이나 뇌혈관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혈관에 동맥경화 (atherosclerosis) 가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말초혈관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찬가지로, 말초혈관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말초혈관 뿐만아니라 주요 동맥들 (예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아스피린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나이를 먹었다고, 고혈압이 있다고, 콜레스테롤치가 높다고, 운동을 안 한다고 해서 아스피린이 권장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아스피린에 의한 이익 (심혈관기 질환 방지) 보다는 손해 (출혈)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병환자가 좋은 예입니다. 당뇨병환자들의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은 심순환기질환입니다. 그래서 작년까지만 해도 40세이상의 모든 당뇨병 환자들에게 아스피린이 권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임상 시험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당뇨병환자들에조차 아스피린에 의한 이익이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당뇨병환자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일본에서 한 연구에 의하면 아스피린의 심순환기 질환 예방효과는 가짜약(플라시보)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금년에 미국 당뇨병학회는 아스피린의 권장 대상을 당뇨병 환자들 중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 분들로 바꿨습니다. 아스피린의 권장대상이 아니지만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있는 분들, 예를 들면 고혈압 환자들은 가지고 계신 위험 (고혈압 등) 을 낮추는 것이 더 중요하겠습니다. 즉, 혈압의 조절, 콜레스테롤치의 조절, 운동, 식생활 습관 조절 등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현재로서는 아스피린보다 더 중요합니다. 복용 여부에 대해서는 역시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세요.
4. 아스피린은 얼마나 많이 먹어야 할까요?
심순환기 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는100 mg 이하 (75-100 mg) 저용량 아스피린을 일반적으로 사용합니다. 아스피린을 가지고 연구한 임상시험들을 종합한 결과, 아스피린을 하루에 200 mg이상 먹을 경우 100 mg 이하로 먹을 경우에 비해 심한 출혈이 일어날 확률이 2배 이상 높았습니다. 반면, 심순환기 질환의 발생률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아스피린을 심순환기 질환의 예방 목적으로는 하루에 100 mg보다 많은 양의 아스피린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시술 받은 환자들은 예외입니다. 스텐트의 종류에 따라 200-400 mg의 아스피린을 한 달에서 6개월간 드신 후 그 다음부터100 mg의 아스피린을 드시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스피린을 진통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최소 500 mg이상 드셔야 합니다.
5. 아스피린을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나요?
심순환기 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 아스피린은 평생 드셔야 합니다. 물론, 아스피린에 의한 위장관 출혈 등의 부작용이 일어났거나 의사가 아스피린의 사용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아스피린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6. 어떤 제형의 아스피린을 먹어야 할까요?
아스피린은 두 가지 종류의 제형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반 아스피린이라 불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스피린 장용정 (아스피린 프로텍트)입니다. 아스피린 장용정은 일반 아스피린정에 특수 코팅을 해서 위에서 녹지 않고 장에서 녹아 흡수되도록 만든 제품입니다. 아스피린 장용정은 아스피린이 위에서 녹지 않기 때문에 아스피린에 의한 위점막 자극이 덜하여 일반 아스피린보다 위장장애가 적다고 하며 더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제형을 먹어야 할까요? 미국 심장학회와 심장전문의학회에서는 장용정이 아닌 일반 아스피린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2) 장용정은 일반 아스피린에 비해 심순환기 질환 예방효과가 더 적을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은 산성에서 잘 흡수됩니다. 우리의 위는 장보다 산도가 더 세기 때문에 위에서 녹는 일반 아스피린은 위에서 더 잘 흡수됩니다. 하지만, 장용정은 산도가 약한 장에서 녹기 때문에 일반 아스피린보다 적은 양의 아스피린이 흡수됩니다.
3) 장용정은 심근경색등의 응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반 아스피린보다 유용하지 못합니다. 심근경색등의 응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스피린은 씹어 드시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때 일반 아스피린은 구강을 통해 잘 흡수되는 반면, 장용정은 특수 코팅 때문에 그렇지 못합니다.
이상을 종합해 볼때, 심순환기 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드실 때 굳이 더 비싼 장용정을 드실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속쓰림등의 증상에 따라 장용정이 편하신 분들은 장용정을 드시는 것을 고려해봐야겠죠.
미국 의학협회 학술지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아스피린이 팔과 발목의 혈압의 비율로 진단된 말초혈관질환 환자들의 심순환기 질환 예방에 대해 위약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최근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아스피린은 심순환기 질환 (심근경색 등의 관상동맥 질환, 허혈성 뇌졸중 등)이 있었던 환자들의 재발을 막는데 효과가 더 큰 반면 심순환기 질환이 없었던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 아닌가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건강U+ >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맥경화의 진짜 원인 (0) | 2015.09.15 |
---|---|
안구건조증?! 증상부터 예방법까지~ (0) | 2015.09.15 |
혈액순환에 좋은 식습관과 생활습관 (0) | 2015.09.15 |
운동 후 피로회복과 노화방지를 위한 젖산 분해음식 (0) | 2015.09.14 |
혈액속의 무법자 혈전 예방 5계명 (0) | 2015.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