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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마시면 끊기는 필름 알콜성 치매 '블랙아웃'

술만 마시면 끊기는 필름 알콜성 치매 '블랙아웃'

 

 

 

40대 후반 이모씨는 요즘 수첩에 할일을 적어놓지 않으면 잘 기억할 수 없다.

무슨 말을 들으면 깜빡 잊어버리기 일쑤고 한참 후에야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업무에 차질을 빚은 적도 있다. 이씨는 1주일에 4∼5번 술자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알코올이 기억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궁금했다.

알코올 전문 다사랑병원 김석산 원장은 “술을 많이 마시면 혈관을 침범한 알코올은 특히 혈액의 공급량이 많은 뇌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며

“손상된 뇌세포는 초기에는 다시 원상 회복이 되지만 필름이 끊기는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며

뇌에도 영구적인 손상을 줘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노인성 치매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알츠하이머’라고 불리는 노인성 치매가 잘 알려져 있다.

전임 미국 대통령인 레이건의 지병으로 널리 알려진 노인성 치매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나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았고

노령화가 지속되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노인성 치매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알코올성 치매다. 일단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뇌 속에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라는 부분에 손상을 주게 된다.

알코올 의존자나 술을 오래 마신 사람들의 뇌를 단층 촬영해보면 이 해마라는 부분이 찌그러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술을 마시면서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 초기에는 뇌의 기능에만 문제가 생길 뿐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블랙아웃이 반복될 경우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 중앙에 비어있는 공간인 뇌실이 넓어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경우 알코올성 치매로 진단한다.

건망증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바로 기억이 회복되지만 알코올성 치매는 시간이 지나도 자기가 하려던 행위를 좀처럼 기억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알코올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서 먼저 시작된다.

이 때문에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 조절이 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노인성 치매가 기억력 감퇴로부터 시작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게다가 알코올성 치매는 신체의 마비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폭음이 알코올성 치매 부른다

알코올성 치매를 유발하는 블랙아웃 현상은 짧은 시간에 많이 마시는 폭음하는 음주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김원장은 “블랙아웃은 술 마시는 양과 속도에 비례해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소주 한 병을 30분 이내에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한 시간에 걸쳐 마시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블랙아웃을 유발하는 원인은 잦은 술자리와 공복 시 음주, 피곤한 상태에서의 음주 등이 있다.

 

금주 외에는 특별한 치료법 없다

알코올성 치매는 금주 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그러나 알코올성 치매가 발병하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자신의 음주량을 정직하게 말하지 않을 뿐더러 금주 의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의존증 환자가 아니더라도 상습적 음주를 하는 사람들도 금주를 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사람들은 스스로 술을 조절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음주 습관에 문제가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술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아예 마시지 않는 한 줄이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결국 술 문제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이라는 것이다.

금주 결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습관적 음주자나 알코올 의존증 환자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이 금주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자신의 의지로 금주가 되지 않는다면 병원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것도 괜찮다.

최근에는 내원을 통해 단주를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병원도 있다.​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올바른 음주 습관  

 


1. 술을 가능한 마시지 않는다.

2. 음주 시 물을 자주 마시고 과일, 야채 등 수분이 많이 함유된 안주를 먹는다.

3. 술은 한 가지 종류로 마시고 여러 술을 섞어 마시지 않는다.

4.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체내로 빠르게 흡수돼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공복에 술은 피한다.

5. 술잔을 비울 때는 한 번에 마시지 않고 나눠 마신다.

6. 피곤한 상태에서는 우리 몸의 해독력이 떨어져서 쉽게 취한다. 수면 부족이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음주를 피한다.

7. 과음을 한 뒤에는 3일 이내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간 기능은 보통 72시간이 지나야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8. 음주 중 흡연은 피한다. 흡연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간으로 공급되는 산소를 차단해 해독력을 떨어뜨린다.